서울 도심 한복판, 모자 쓴 외국인 한 명을 경찰이 다급하게 에워쌉니다.
미국 복권에 당첨됐다고 속여 수억 원을 가로챈 라이베리아인 41살 A 씨가 붙잡힌 겁니다.
A 씨는 미국 외교관 행세를 하며 백만 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됐다는 가짜 이메일을 무작위로 보냈습니다.
속임수에 걸려든 사람은 대기업 회사원.
A 씨는 피해자에게 현행법상 많은 달러를 한꺼번에 갖고 오는 것은 힘들다면서, 주로 범죄 조직이 검은돈을 숨길 때 쓰는 '그린 머니'로 당첨금을 주겠다고 설득했습니다.
지폐에 화학약품을 발라 돈이 아닌 것처럼 위장한 뒤 다시 약품으로 씻어내면 원래대로 쓸 수 있다는 겁니다.
그러면서 당첨금 배송료와 통관비, 약품 구매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.
복권 당첨의 기쁨에 취해 피해자가 석 달 사이 건넨 돈만 3억6천만 원.
하지만 A 씨의 말은 전부 거짓이었습니다.
당첨됐다던 복권은 실체가 없었고, 금고째 넘겨받은 돈뭉치도 달러가 아닌 그냥 색종이였습니다.
경찰은 A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넘겼습니다.
또 공범이나 추가 피해자가 있는지 조사하고 있습니다.
취재기자 : 나혜인
촬영기자 : 진형욱
화면제공 : 서울 방배경찰서
자막뉴스 : 윤현경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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